야스퍼스가 인터불고 WGP 조별예선 경기에 임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세계랭킹 1위가 생각하는 당구의 발전 가능성이 궁금하다. 유럽 현지에서 당구를 향한 시선이 어떤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당구 종목에서 한국이란 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단 점이다. 한국에서 당구 인기는 정말 압도적이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열정적인 당구 문화가 유럽에도 전파되는 분위기다.
어떤 예시가 있을까.
한국에서 열렸던 3쿠션 서바이벌 마스터즈 시스템이 그 예다. 유럽에선 당구 한 경기를 4명이 한 경험이 없었다. 유럽 당구계에서도 처음에 다들 ‘이게 뭐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한 차례 경험하니까 재밌어서 계속 대회가 열린다. 유럽에서도 이런 다양한 당구 문화를 받아들여서 발전하게 된다. 유럽에서도 당구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믿는다.
(서바이벌 마스터즈 시스템은 한국 당구 동호인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진 ‘죽방’, ‘즉석’ 등으로 불리는 경기를 대회에 맞게 수정한 경기방식이다. 기존 2명의 경기 방식이 아닌 4명이 경기를 하는 이 방식은 경기 시작 시 주어진 점수를 뺏고 뺏기며 주어진 시간 안에 가장 많은 점수를 보유한 2명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함께 오프라인 스포츠의 위기론이 세계를 감싸고 있다. 당구라는 종목을 어린 세대들에게 추천한다면 어떤 매력을 어필하고 싶나.
당구의 매력은 문명화된 매너와 예의의 스포츠라는 점이다. 보통 스포츠라고 하면 상대와 전투적이고 충돌하는 공격적인 성향이 있다. 하지만, 당구는 상대 선수에게 예의를 제대로 지켜야 하는 스포츠다. 공정하면서 공격적이지 않고 예의를 지키는 몇 안 되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또 현재 세계적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차별과 혐오의 시대에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당구가 지구를 하나로 뭉치게 할 예의의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당구를 향한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표현이다.
나에게 당구는 취미이자 일이자 멋진 인생의 그림이다. 질 때는 너무 실망스럽고 속상하지만, 이긴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삶의 일이 없다. 8살 때 당구를 시작했는데 벌써 55살이 됐다. 50년 가까이 평생 당구를 쳤지만, 그래도 앞으로 더 당구를 잘 치고 싶다. 그 정도로 당구를 아끼고 사랑한다.
마지막으로 야스퍼스의 경기를 오랜 기간 기다린 한국 당구 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기쁘다는 말을 꼭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 한국 당구 팬들은 항상 존중과 예의를 갖춰서 대해주신다. 그 점이 정말 감사하다. 당구를 향한 열정도 뜨겁기에 한국은 올 때마다 정말 행복한 나라다. 이번 인터불고 WGP라는 좋은 대회에 참가하게 됐는데 좋은 경기력과 함께 우승에 도전하는 장면을 꼭 보여드리겠다.
기사제공 엠스플뉴스